[이즈츠카] 첫사랑 下
* 캐붕있어요!
*말투 어색할 수 있어요!
[이즈츠카] 첫사랑 下
계속 굳어 있는 츠카사를 가볍게 흔들어 정신 차리게 한 리츠는 주운 핸드폰을 건네주었다. 츠카사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받으며 리츠를 보았다. 스~쨩 눈동자 흔들려~. 많이 당황했나 보네.
“너무 티 나거든.”
“네?!”
어쩌다 보니 시작된 리츠와의 대화로 츠카사는 그동안 있었던 일을 풀어놓았다. 리츠가 본인이 세나를 좋아한다는 걸 이미 눈치채고 있었다기에 숨길 것은 없었다.
“흐음~ 그랬구나. 셋쨩이 찾아온 줄은 몰랐는데. 많이 애탔나 봐.”
“네?”
“아니야~”
“근데 리츠 선배는 제가 세나 선배를 좋아한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
“그야 티 났는걸?”
“그럼 다른 사람들도…….”
“글쎄~”
왜 당연히 아무도 모를 거라고 생각한 거지. 부끄러워지는 마음에 어디에라도 숨고 싶었다. 주위사람들 다 알고 있었던 건가. 설마 나이츠 멤버들이 전부 알고 있었던 건……
“설마 세나 선배도 아시는 건...!”
“아닐걸?”
“아, 그나마 다행이군요.”
“근데 셋쨩 아마 라인 기다리고 있을지도.”
“역시 그런 건가요… 뭐라고 보내야 할까요?”
“……”
츠카사는 핸드폰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리츠와 헤어져 집으로 돌아와서도 아직 라인을 보내지 못했다. 세나와의 채팅방만 뚫어져라 본지 몇 분 아니 몇 시간 지났을까. 아직도 보낼 말을 찾지 못했다.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일주일 전에 만났잖아!
[오늘 저녁도 체중관리를 하느라] No! 이건 전혀 아니야!
.
.
.
[보고 싶습니다.] 보낼 내용을 고민하다 결국 제일 하고 싶은 말을 입력했다. 어차피 전하지 못할 말이지만 이렇게라도… shit.
이제 지우려고 누른 곳에 왜 보내는 아이콘이 있었던 걸까.
잠시 상황 판단을 하던 츠카사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 질렀다.
이건 진짜 아니지 않습니까!!
-
제일 먼저 라인 알람을 꺼둔 츠카사는 고민에 빠졌다. 잘못 보냈다고 해야 할까요. 그럼 제가 다른 사람을 좋아한다고 생각하겠죠? 그건 싫습니다만… 그냥 무시해야 할까요. 그럼 또 찾아오시려나. 얼굴 보고는 더 말을 못할 것 같기에 이것도 아닙니다. 아닌가, 이걸 보고 부담스러워서 다시는 저를 안 볼지도 모릅니다… 혹시라도 답을 보냈을까 봐 확인하기가 두렵다. 분명 답 내용은 좋은 말이 아닐 테니. 이걸로 제 마음을 들키면 어떡하죠. 아니, 이 정도면 이미 들켰을 확률이 높은 것 같습니다. 세나 선배 다시는 저 안 보는 거 아닐까요. 이럴 때 누구한테라도……
“리츠 선배.”
“응? 스쨩이네~”
“저, 저 어떡…”
츠카사는 리츠에게 상황 설명을 제대로 하기 전에 눈물부터 나오려 했다. 츠카사는 나오려는 눈물을 참으며,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억지로 짜내며 아까 보낸 내용을 리츠에게 알려주었다. 덧붙여 세나의 반응에 대한 걱정까지 늘어놓았다.
리츠는 아무 말 없이 츠카사의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들어주었다.
“스~쨩.”
“네?”
“걱정 안 해도 될 거야. 셋쨩은 스쨩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스~쨩을 좋아하는걸?”
“무슨 뜻으로 말씀하신지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셋쨩 반응 기다려봐. 혹시라도 안 좋은 말하며 내게 다시 전화 줘~”
“? 네, 네.”
리츠의 말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츠카사는 아까까지만 해도 고여있던 눈물이 쏙 들어갔다. 생각보다 날 더 좋아한다고요?
리츠의 말을 곱씹으며 전화가 끊겨 어두운 핸드폰 화면을 보던 츠카사는 화면이 다시 밝게 빛나며 켜지는 걸 보고선 굳었다. 전화가 왔다, 지금 자신의 고민 상대인 세나에게서.
“앗, 지금이 몇 번째죠?!”
결국 전화를 받지 못한 츠카사는 다행이라며 숨을 돌렸지만 금방 다시 오는 전화에 당황했다. 이정도면 받자마자 일단 욕부터 들을 것 같기에 점점 받기가 두려워졌다. 무슨 말을 듣게 될지도 걱정이지만 한번에 전화를 안 받았다는 점에서 일단 듣게 될 욕도 심히 걱정되었다. 전혀 그만둘 생각이 없어 보이는 세나에 결국 츠카사는 전화를 받았다. 시간을 끌면 끌수록 들을 욕만 늘어나겠죠.
“……”
막상 전화가 연결된 후에 츠카사도 세나도 아무 말하지 않았다.
“저 세나 선배. 아까 제가 보낸 Line은 그니까, 그게... 어...”
괜히 말 꺼냈다. 결국 변명도 하지 못한 츠카사는 입을 꾹 다물었다. 머릿속에서는 별생각이 다 들고 있었다. 세나는 아직도 한마디도 없었다. 아, 이제 한계다.
“너,”
“Wait. 제가 먼저 말해도 될까요? 세나 선배는 아무 말하지 말아주세요. 세나 선배. 제가 세나 선배를 좋아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선후배라서 좋아하는 그런 게 아니에요. 제가 선배를 좋아하는 건 Like가 아니라 love입니다. 제가 아까 보낸 것도 제 진심입니다. 저는, 저는 선배가 보고 싶었습니다. 제가 선배를 만나지 않고, 연락도 피한 이유는 이 마음을 정리하고 싶어서 그래서… 선배는 이런 제가 부담스러우시겠죠? 부디 저한테 연락하지 말아주세요. 다 정리가 되며 그러면 그때 제가 먼저 연락하겠습니다.”
츠카사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내뱉고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자마자 참고 있던 눈물이 흘러나왔다. 세나 선배의 반응이 두려웠다. 한편으로는 당사자에게 다 말했다는 후련함도 존재했다.
이제 된 겁니다. 이제 하고 싶은 말도 전했으니까 제 마음을 정리하기만 하면 되는 겁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눈물이 안 멈출까요. 여전히 누가 마음을 찌르는 것처럼 아플까요.
답을 알지만 부정하려 애쓴 그날 밤은 생각보다 훨씬 쓰라렸다.
밤새 우느라 얼굴은 제대로 부어있었다. 수업만 어찌저찌 마쳤다. 나이츠 연습은 몸이 안 좋은 관계로 쉰다고 미리 알렸다. 리츠 선배에게도 연락을 드려야 하는데 잊고 있었네요. 그러고 보니 리츠 선배가 세나 선배는 자신을 생각보다 더 좋아한다고 하셨는데 그건 그저 후배로서 아닐까요. 전 그래도 같은 유닛이었으니까.
학교에서의 일정이 끝난 오늘도 걸어가기로 했다. 아무 생각 없이 걷고 싶었다. 가는 길에 sweets라도 사갈까 고민하는 츠카사의 앞을 누군가 막아섰다. 자신보다 살짝 큰 키에 올려본 츠카사는 상대의 얼굴을 보고선 놀라 눈이 크게 뜨여졌다.
“세나 선배?”
“그래. 카사 군 때문에 내가 직접 찾아왔잖아.”
“제가 어제 분명...”
“너 내 대답 들었어?”
“그건 아니지만, 듣지 않아도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하? 듣지 않았는데 어떻게 안다는 거야? 카사 군이 신이야?”
“네? 그건 아니지만...!”
“카사군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도 카사군 좋아해.”
“...?”
“나도 카사군이랑 같은 마음이라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네 말대로 하자면 Like가 아니라 Love라고.”
“....”
세나의 말에 츠카사는 여전히 놀란 표정으로 세나를 보았다.
“카사군이 날 언제부터 좋아한 지는 모르겠지만 난 그보다 훨씬 전에 카사군을 좋아하고 있었어. 카사군이 연락을 하지 않기에 내가 먼저 연락을 하고 답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그랬어.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이게 부담스럽나 싶어서 연락을 하지도 않았고. 나도 잊으려고 했었지. 근데 못 참겠더라. 잊으려고 하면 할수록 생각나더라 그래서 카사군 찾아왔던 거야. 그리고 이번엔 카사군이 먼저 연락해주길 기다렸었어. 어제 보낸 그 라인 정말 기뻤다고. ‘아, 나랑 같은 마음이구나’ 하고. 기대에 차 바로 전화는 걸었지만 막상 받으니 생각해둔 말들이 사라지더라. 네게 고백을 받으면서 다시 한번 확신을 받아 정말 기뻤는데 카사군은 내 말을 듣지도 않고 그냥 끊어버리더라? 그래서 찾아온 거야. 확실하게 얼굴 보고 전하려고.”
“....”
“카사 군, 좋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