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카사] 인형뽑기 for 안토님
*캐붕 주의
[리츠카사] 인형뽑기
“우으…….”
“포기하는 게 어때?”
“이 정도로는 포기할 수 없습니다!”
츠카사는 지갑에서 천 엔을 꺼냈다.
“스쨩, 잠깐만.”
리츠는 츠카사의 손을 잡았다. 이미 천 엔은 더 쓴 것 같은데 여기서 더 쓰게 할 수는 없다. 정말 아깝게 실패한 거라면 그저 지켜보겠지만 아무리 봐도 가망이 없어 보였다. 리츠는 잠시 고민했다. 아무리 도련님이라도 이런 걸로 돈을 막 쓰게 할 수는 없었다.
“내가 해줄게.”
자신 있는 건 아니었지만 차라리 이 편이 나을 것 같다는 판단에 한 행동이었다.
“……”
“……”
“리츠 선배…….”
“그만 갈까?”
고개를 끄덕였음에도 츠카사의 시선은 인형 뽑기 기계에서 떠나지를 못했다. 계속해서 미련이 남는지 츠카사는 자꾸 멈춰서 뒤돌아봤다. 평소 이렇게 집착하던 게 있었는지 생각해봐도 그런 적은 없었다. ‘저게 귀여운 걸까?’ 리츠는 고개를 저었다. 그저 못 뽑았다는 생각 때문에 그런 것이겠지.
“스쨩 안 갈 거야?”
“갈 겁니다.”
“스쨩은 저게 귀여워?”
“네? 딱히 그런 건 아니지만…….”
“흐음…….”
리츠는 잠시 고민하는 표정을 짓더니 주위를 둘러봤다. 가까운 곳에……, 찾았다. 리츠의 표정에 금세 미소가 피었다.
“스쨩, 우리 저기 갈까? 스쨩한테 딱 어울리는 곳이 있는데?”
“저한테요?”
리츠가 가리킨 곳으로 눈을 돌리니 아기자기한 인형가게가 보였다.
“…….”
“별로야? 좋아할 줄 알았는데.”
“리츠 선배는 도대체 절 얼마나 어린 애로 보고 있으신 겁니까!”
이크, 잔소리 길어지겠다. 리츠는 쫑알쫑알 잔소리하는 츠카사를 이끌고 인형가게로 갔다. 싫은 소리를 늘여놓으면서도 정말 싫은 건 아닌지 츠카사는 순순히 이끄는 대로 따라왔다. ‘싫은 건 아니구나. 귀여워~.’
“리츠 선배, 제 말은 듣고 있으신가요?”
“응~.”
“... 전혀 안 듣고 있으신 것 같은데요?”
“스쨩 이건 어때? 아까 그 인형이랑 비슷해 보이는데.”
“하아…….”
츠카사는 리츠에게 잔소리하기를 포기하고 리츠가 말하는 대로 시선을 돌렸다.
“So cute!”
아무리 리츠에게 싫은 소리를 해도 이런 곳이 정말 싫은 것은 아니었기에 츠카사는 묘한 기대감으로 가득 찼다. 이런 곳은 와본 적도 없을뿐더러 와볼 생각조차 안 해본 츠카사라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했다.
리츠가 준 인형을 들고 이리저리 살펴보다 꼬옥 안고서는 다른 인형들도 둘러보기 시작했다. 자신이 골라준 인형을 소중하게 안고 있는 츠카사가 너무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곳에서 끌어안으면 잔소리하겠지만 참을 수 없었다. 그리고 리츠는 그런 걸 하나하나 신경 쓴 적도 없었다.
“우앗, 갑자기 왜?!”
“아냐, 스쨩 마음에 더 드는 거 있어?”
“흠흠, 딱히 없습니다.”
“그럼 그건 마음에 든 거야?”
“네? 아앗, 이건 그니까…….”
리츠는 츠카사가 안고 있는 인형에 시선을 돌렸다. 리츠의 시선에 따라 시선을 돌린 츠카사는 자신이 어느새 리츠가 준 인형을 안고 있다는 것을 알고 부끄러워졌다. 이제와서 놓기는 너무 늦은 것 같기도 하고, 리츠가 골라준 인형이라 다시 돌려놓고 싶지도 않았다.
“제가 안고 다녔으니 사는 게 예의입니다.”
“흐응~.”
“그, 그 표정은 뭔가요!”
“이건 내가 사줄게.”
“네?”
리츠는 츠카사보다 먼저 인형을 계산하고서는 다시 인형을 츠카사에게 안겨주었다.
“선물이야, 스~쨩.”
“감사합니다…….”
손에 들린 인형을 보고서 기뻐하는 게 눈에 보였다. ‘스쨩, 그런 표정은 반칙이야.’
“대신 오늘 우리 집에 올래?”
“네, 네? 그래도 되나요?”
“당연하지.”
“그렇다면 가고 싶습니다!”
아이처럼 들뜬 표정에 약간의 양심의 가책을 느꼈지만 리츠도 마주 보고 웃어주었다.
“오늘 케이크가 있거든. 아주 달 거야. 스쨩한테 주고 싶었어.”
“Cake요?!”
“응, 스쨩이 좋아할 만한 케이크야. 근데 조금 특별하게 먹을 거야.”
“상관없습니다! 요즘 세나 선배 때문에 제대로 먹지도 못했는데, 헙, 세나 선배께는,”
“비밀로 할게.”
한층 더 밝아진 츠카사의 표정을 보고서 마찬가지로 리츠는 이따가 있을 즐거운 상황에 밝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