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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붕 존재합니다!
*말투 다를 수도 있어요!
[이즈츠카] 첫사랑 上
“카사 군, 지금 나 무시하고 가려고 한 거야?”
“...!”
츠카사는 들려오는 세나의 목소리에 크게 움찔거리며 목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제발 잘못 들었기를 바라던 츠카사의 바람과 달리 세나가 자신을 정확하게 보고 있었다. Oh my god! 세나의 눈빛을 받으며 츠카사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츠카사는 평소처럼 연습을 했을 뿐인데 그날은 이상하게도 세나에게 자꾸 눈이 가고, 세나를 보면 어째서인지 심장도 불규칙하게 뛰는 것 같았다. 이 감정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지만 그래도 애써 부정했다. 곧 세나는 졸업을 하며, 아니, 정확히 졸업보다는 세나의 마음에는 본인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아니라고 스스로에게 계속해서 외쳤다. 하지만 좋아하는 마음이 쉽게 가라앉을 수는 없었고, 결국 츠카사는 세나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인정한 순간은 마음이 편한 듯했으나 그 후 세나와 관련된 사소한 거 하나하나로 기분이 왔다 갔다 하는 걸 느꼈다. 평소와 다르게 잘해주면 그날은 기분이 보통 때보다 더 좋았으며 세나가 자신에게 평소처럼 잔소리를 했을 뿐이어도 괜히 마음이 더 안 좋아지기도 하였다. 세나가 유우키를 따라다닐 때는 유우키가 부러워지기도 하였다. 옛날이라면 상상도 못할 감정들을 느끼고 있었다.
“세나 선배, 졸업 축하드립니다.”
“고마… 뭐야, 왜 카사군이 울려고 하는 거야?!”
결국 츠카사는 전하지 못한 마음을 가지고 세나를 보내야만 했고, 서러움에 졸업식 날 울음을 터뜨렸다. 아마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저 같은 유닛의 선배들이 졸업하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 그거면 된다. 어차피 전하지 못할 마음이라면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후로 츠카사는 세나를 잊기 위해 오로지 공부와 나이츠 활동에만 집중했다. 무언가 하나라도 집중하고 있으면 그가 생각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혼자 남아 가만히 있으면 다시 그의 생각이 차오른다. 그와 동시에 마음 텅 빈 한구석은 더욱 시려온다. 이 마음은 새로운 나이츠 신입들과 선배들로도 친구들로도 가족들로도 채워지지 않았다.
요즘 체중이 부쩍 늘어난 것 같다며 츠카사는 걸어가기 위해 혼자 나왔지만 만나서는 안 될 사람을 만나버렸다. 츠카사는 모른 척 지나가려 고개를 푹 숙였지만 정작 그 사람은 그냥 보낼 생각이 없는지 그런 츠카사를 모른척하지 않았다.
“카사 군, 지금 나 무시하고 가려고 한 거야?”
츠카사는 예상치 못한 상황을 어떻게 빠져나가야 할지 모르겠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한참이나 이어진 침묵을 깨고 세나가 먼저 입을 열었다.
“지금 집에 돌아가는 길?”
“…네. 세나 선배는 왜 여기 계십니까? 이제 졸업해서 일이 없을 텐데요.”
“난 누구 좀 보려고.”
“트릭스타는 오늘…”
“유우 군을 보러 온 게 아니야.”
그럼 누구를… 이제서야 궁금증이 올라온 츠카사는 세나를 처음으로 제대로 보았다. 줄곧 츠카사만 보고 있던 세나와 눈이 마주치자 츠카사는 바로 시선을 피했다. 다시 자신의 눈을 피하는 츠카사를 보며 세나는 인상을 썼다.
“카사 군은 계속 나 피할 거야?”
“… 그런 적 없습니다.”
“지금 그러고 있잖아?”
츠카사는 반박할 말을 찾으려 입을 오물거렸지만 세나가 조금 더 빨랐다. 세나는 계속 들고 있던 핸드폰을 츠카사에게 보여주었다. 켜져 있는 화면에는 츠카사와의 채팅방이 있었고, 그 화면에는 본인이 아직 읽지 않은 라인들이 있었다. 흔들릴까 봐 읽지 않았는데 그 결과가 이럴 줄은 몰랐다. 당황한 츠카사는 입을 꾹 다물고 핸드폰 화면만 노려보았다. 무슨 말을 해야 하지.
“게다가 모임에도 안 나오고 말이야.”
“그건...!”
“거짓말이잖아.”
모임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음에 고개를 들고 반박하려던 츠카사는 곧이어 들려오는 세나의 말에 입을 다시 다물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알고 계시는 거지?
“그래서 세나 선배는 그것 때문에 찾아오신 건가요?”
“다음에는 꼭 나와. 안 오면 또 찾아올 거야.”
세나는 말을 끝내고는 츠카사의 답을 기다리는지 가만히 서서 츠카사를 바라보았다. 츠카사는 그런 세나를 아는지 모르는지 바닥을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한참 후에 작게 고개를 끄덕인 츠카사를 보고 세나는 처음부터 이 말만 전할 생각이었는지 간다며 돌아섰다. 미련 없이 돌아서는 세나에 츠카사는 세나의 등을 멍하니 보았다. 그대로 가는 줄만 알았던 세나가 갑자기 뒤돌아 세나와 눈이 마주친 츠카사는 눈에 띄게 움찔거렸다.
“라인도 해. 나랑만 안 하는 거 진짜 짜증나니까.”
이번엔 답을 하지 않았음에도 세나는 그대로 멀어져 갔다. 츠카사는 세나의 등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도 그 자리에 그대로 멈춰 서있었다.
그렇게 세나와 만난 날 저녁부터 계속해서 멍했다. 무슨 정신으로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책상 앞에 있어도 떠오르는 다른 생각들로 공부를 할 수가 없었다. 결국 책을 덮고서 츠카사는 침대에 가만히 누웠다.
“왜 기대하게 행동하시는 건가요…”
헛된 기대라는 걸 알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부끄러워져 이불을 끝까지 올려 덮었다.
하지만 그 후 연락 없는 세나에 츠카사는 잠잠한 핸드폰을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분명 연락한다고 한 거 아니었나? 설마 제가 잘못 들었던 건...! 그 순간 울리는 알람음에 츠카사는 다급하게 핸드폰을 확인했다.
“아니네요....”
다른 이에게서 온 연락에 츠카사는 실망하며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벌써 일주일은 된 것 같은데 왜 연락이 없는 거죠.
“츠카사쨩 무슨 고민 있어?”
“없습니다.”
“흐음~ 근데 스~쨩 계속 핸드폰만 보잖아.”
“네? 그러지 않았습니다!”
리츠와 나루카미는 막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긴 했지만 수상한 눈빛을 거둘 생각은 없었는지 계속해서 츠카사를 보고 있었다. 그 눈빛을 아는지 모르는지 츠카사는 다시 핸드폰만 힐끔거리고 있었다.
“스~쨩.”
“윽, 리츠 선배?”
연습이 끝나고 막 나가려던 츠카사는 등 뒤로 무게감이 느껴졌다. 익숙한 색의 머리카락이 어깨에 흩어져있었다.
“리츠 선배, 설마 그대로 잠드시는 건 아니죠?”
“아니야~”
“그럼 왜…”
“스~쨩 핸드폰.”
“네? 제 smartphone이 왜... 아앗! 연락이 왔습니다!”
리츠의 말에 핸드폰을 내려다본 츠카사는 알람이 떠 켜져 있는 화면에 웃음이 피었다 기다리던 사람이 아니라는 걸 확인하고는 다시 시무룩해졌다.
“스~쨩, 누구 기다려?”
“네?”
“혹시…”
“아니에요!!”
눈치챘을까 놀란 츠카사는 강하게 부정을 하곤 뛰어갔다. 츠카사에게 기대고 있던 리츠는 갑자기 달아나버린 막내 덕분에 휘청였다. 그럼에도 별 신경 쓰지 않고 다시 제대로 선 리츠는 츠카사가 달아난 곳을 한번 보고선 어깨를 으쓱이고 다른 곳으로 향했다.
“서, 설마 리츠 선배 눈치채신 건....”
당황스러운 마음에 일단 뛰었던 츠카사는 스튜디오에서 꽤 먼 곳으로 오고 나서야 이런 본인의 행동이 더 의심스럽다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다시 돌아가기도, 리츠 선배에게 라인을 남기기도 애매해 핸드폰만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노려보았다.
“이게 다 Devil 같은 세나 선배 때문입니다. 보내신다면서...!!”
핸드폰에게 소리치던 츠카사는 문득 떠오르는 생각에 말을 멈췄다. 설마 먼저 보내라는 뜻이었던 걸까.
‘라인도 해.’
설마 아니겠죠?!
“스~쨩, 아직 안 갔어?”
“엣, 리츠 선배? 왜 여기에....”
“마~군이 잠시만 기다리라고 했어.”
“아, 그러시군요. … 선배, Wait!”
대답을 하고서 근처 나무 밑으로 가려던 리츠는 다급한 츠카사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그.... 리츠 선배, 아까는 그니까, 그게… 이상한 게 아니라.”
“아아~ 알았어.”
“네?”
“셋쨩 때문에 그러는 거 아니야?”
“What?!”
예상치 못한 리츠의 말에 츠카사는 굳었다.
“어? 스~쨩 핸드폰 떨어졌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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