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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캐붕......
[에이츠카] 데이트였는데
“츠카사군, 늦어서 미안해.”
“아닙니다! 저도 아까 왔는걸요.”
카페 윈도 너머 디저트를 바라보고 있던 츠카사가 누군가 자신을 톡톡 치는 느낌에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곧 이어지는 에이치의 사과에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에이치도 예의 그 미소를 지었다.
둘은 나란히 사람들 사이로 사라졌고 그 뒤로 뛰쳐가려는 남학생을 다른 남학생이 붙잡았다.
“웃기지 마. 우리 스오는 한 시간이나 기다렸다고!”
“왕님 뛰쳐나가면 안 돼!”
겨우 레오를 붙잡은 이즈미지만 눈은 계속 둘을 따라가고 있었다.
“왕님 또 카사 군한테 욕먹고 싶어? 그게 취미야?”
이즈미는 레오가 못 뛰쳐가게 꽉 붙잡고 둘이 앞서 간 거리를 따라 빠르게 걸었다.
얼마 전에도 마찬가지로 데이트를 감시하던 둘은 에이치에게 걸렸고 그에 에이치가 일부러 더 스킨십을 하는 듯한 행동에 결국 레오가 뛰쳐나갔었다.
‘스오에게 손대지 마!’
‘l, leader?’
‘제가 kid도 아니고 date를 따라오시다니 최악입니다!’
-
며칠 전 카사 군이 연습 도중 보고 싶다고 했던 영화가 있다고 했었는데 그거 보러 왔나 보네. 아직 광고 중인 화면을 한번 보고 잔뜩 심통이 나있는 레오를 한번 보고는 한숨을 쉬었다. 이미 모든 좌석이 예약되었다며 자리가 없다 해도 들어가려는 레오를 말리는 도중 에이치가 우리를 데리고 들어갔다. 들어간 상영관에는 츠카사와 에이치뿐이었다.
‘벌써 오셨네요.’
‘별일이 아니더라고.’
자리에 앉아 뒤쪽에 앉은 우리를 힐끗 본 에이치가 입모양으로 무언가를 말하고 있었다.
‘볼 것도 없이 방해하지 말라는 거겠지.’
‘하아...... 오늘 괜찮으려나.’
보고 싶었던 영화라며 잔뜩 눈을 빛내는 츠카사의 모습은 정말 고등학생 같았다. 어른스러운척하는 평소와 다른 모습에 에이치가 머리를 쓰다듬었다. 손에서 부드럽게 흩어지는 머리카락이 부드러웠다.
“츠카사군, 많이 기대했었나 보네.”
“네, review가 되게 좋았었습니다. 특히 couple이 보기에 좋은 movie라고 적혀있었습니다!”
해맑게 웃는 츠카사는 너무 아름다웠다. 에이치는 본인도 모르게 츠카사의 말랑거리는 볼을 감싸 키스했다. 손에 들어찬 말랑거림이 좋다. 기습에 굳은 혀가 귀엽다. 조금만 부드럽게 해주면 금방 풀어져 내게 기대는 몸이 사랑스럽다. 뒤에서 자신을 향한 따가운 시선들이 느껴졌지만 그만둘 수 없다.
타액으로 젖어 외설스러운 소리만 둘을 감쌌다. 점점 뒤로 넘어가려는 츠카사의 허리를 잡아 고정했다. 하지만 곧 자신을 미는 츠카사에 에이치는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쵹-
두 입술이 떨어지며 부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츠카사의 볼은 이미 붉게 달아올랐다.
“Movie 시작합니다......”
작게 중얼거리는 입술이 귀여워 짧게 뽀뽀한 후 에이치는 제대로 앉았다.
영화는 시작되었지만 츠카사는 영화에 집중할 수 없었다. 초반에는 가만히 있었던 에이치지만 영화가 맞지 않는지 계속해서 자신을 괴롭혔다. 손이나 볼을 만지작거리는 건 괜찮았다. 하지만 손이 올라오더니 이제는 볼을 만지작거리고 뽀뽀를 연발하고 있다.
“텐쇼인 형님!”
“응?”
“Movie에 집중하세요!”
단호하게 소곤거리는 입에 짧게 뽀뽀했다. 다시 하려니 츠카사가 스스로 입술을 막고 고개를 저었다. 그에 에이치는 약간 심통 난 표정으로 정면을 바라봤다. 그런 에이치의 표정에 츠카사는 다른 의미로 영화에 집중하지 못했다. 안절부절못하던 츠카사는 에이치의 볼에 짧게 입맞추고 다시 앞을 바라봤다. 츠카사의 깜찍한 행동에 표정을 풀고 미소 지으며 츠카사의 손을 잡았다.
“결국 movie를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빨대를 잘근잘근 씹는 츠카사의 입이 툭 튀어나와 불만을 나타냈다. 그 후 영화 상영 내내 자신을 뚫어져라 보는 시선에 집중할 수 없었다.
“그래? 난 재미있던데, 츠카사 군은 왜 별로였을까.”
에이치는 불만이 가득한 연인의 눈길을 받아치며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아름다운 미소에 츠카사는 풀어질 듯 말 듯 묘한 표정을 지었다.
“케이크 하나 더 시킬까?”
“네!”
순간적으로 표정관리를 잊은 츠카사가 대답했다.
핫-
본인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깨닫고는 급하게 표정을 가다듬었다.
“다음부터는 그러시면 안 됩니다! 그나마 오늘 사람이 없었기에 다행이지 다른 사람들 앞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이신다면...!”
“미안해.”
에이치가 케이크를 조곤 거리는 입에 물려주었다. 케이크를 먹는 도중에도 오늘 영화관에서의 일로 잔소리를 하는 걸 한 귀로 흘려듣던 에이치가 츠카사 어깨너머 보이는 레오와 이즈미를 보았다. 영화관에서부터 둘 다 표정이 장난 아니었다. 이제 귀찮아지는데 쫓아내볼까. 이 정도 거리면 목소리도 들리려나.
“츠카사 군, 가까이 와볼래?”
“네?”
말을 하던 걸 멈추고 츠카사가 에이치 쪽으로 몸을 기울었다. 귓가 가까이 입술을 댄 에이치가 이쪽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레오와 눈을 맞추며 말했다.
“오늘 우리 집에서 자고 가는 게 어때?”
“엣?”
저건 명백한 도발이다. 일부러 들키게 해서 쫓아내려는 의도다. 분명 왕님도 알 테지만......
“우리 애 건들지 마!”
결국 못 참고 커플이 있는 테이블로 뛰어가 츠카사를 에이치로부터 멀리 떨어뜨려놓았다.
“엣...... Leader?”
따라가려던 이즈미는 츠카사의 표정에 모른 척 뒤돌았다.
“제가...... kid가 아니라고 말씀드렸을 텐데요?”
“어?”
뒤늦게 이성을 찾은 레오가 츠카사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츠카사를 보았다. 가라앉은 츠카사의 표정에 레오가 당황했다.
“그게 아니라, 그니까, 세나!!”
“세나 선배?”
츠카사가 천천히 레오가 바라보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일어난 이즈미가 짧게 사과를 던지며 레오를 끌고 가버렸다. 그 짧은 사이 에이치와 마주친 눈빛은 서늘했다.
“제가 그렇게 kid가 아니라고 했었는데!”
“진정해, 츠카사 군.”
둘의 모습이 사라지고 케이크를 전보다 열정적으로 먹던 츠카사는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
“죄송하지만 제가 아까 못 들었는데 무슨 말씀을 하셨죠?”
“아아, 아무것도 아니야. 뒤에 그 두 사람 있다고 말한 것뿐이니.”
아아- 짧게 응한 츠카사가 다시 케이크로 눈을 돌렸다. 흐트러진 머리카락 사이로 귓바퀴가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가만히 츠카사를 보던 에이치가 남몰래 웃었다.
‘역시 아직 이르겠지. 얼마나 더 기다리면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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